경험과 리뷰/오늘 야식

추운날 따뜻하게 몸을 녹여주는 금요일 밤 야식 _ 순대국

열공하는 라쿤 2020. 10. 2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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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법 날씨가 쌀쌀하다. 마음 한편에는 패딩이 이미 자리 잡고 있다.
피곤한 한주를 보내고 코로나를 피해 소주 한잔과 뜨거운 국물이 생각난다.

옛날 직장에서 다른팀 형님과 퇴근할 때 콩나물 국밥에 소주 한 병을 까고 집에 들어가곤 했었는데 오늘따라 콩나물 국밥 대신 얼큰한 순대국이 생각나서 또다시 냉장고를 뒤졌다.

이름하여 홍반장 토종 순대국
냉동실에서 꽁꽁 얼어있는 상태로 발견되었다. 출출할 때는 순대국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침이 고인다.
슬슬 요리(?)를 시작해 본다.

 

<인스턴트 식품을 먹기전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원재료와 원산지 표시>

이 순대국에는 닭고기와 돼지고기, 돼지내장, 순대 등이 들어간다. 검정색 표시에 소고기도 들어간다고 하는데 고깃덩어리로는 찾아볼 수 없고 육수에 들어가는 것 같다. 일단 내용만 봐도 침이 고인다.

주의사항에 순대는 속이 터질 수 있다고 하니 이 점은 꼭 주의해서 설명서에 나온 대로만 하자.

 

 

조리방법에서 깜짝 놀랐다.
야식이라 하면 빨리 조리해서 빨리 먹는 것이 도리이거늘
냉동실에서 꽁꽁 얼어있는 것을 실온에서 해동시켜 20분이나 끓이라고 하니 야식으로써의 자세가 안된 것 같다.

그래서, 내 맘대로 빨리 조리해 먹기로 했다.

<겉봉투 속의 내용물>

봉투를 열면 4개의 내용물이 나온다. 얼음덩어리 사골육수, 찹쌀순대, 다대기, 들깨 가루.

육수가 허여멀건 얼음덩어리라 설마 순대 말곤 건더기가 없나 하고 뒤집어 봤더니 다행히도 건더기가 아래로 가라앉아서 허옇게 보였던 것이다.

 

건더기가 꽤 많다. 그래서 안심.

 


일단 사골육수는 녹이지 말고 바로 뚝배기로 넣어서 끓이면서 녹이기로 했다.
중요한 건 저 얼음덩어리가 뚝배기에 안들어가기 때문에 의자 모서리에 육수를 찍어서 반토막을 냈다.

 

육수를 반토막 내면 이렇게 뚝배기에 겨우 들어간다.
봉지째로 의자 같은데 크게 힘주지 않고 툭 쳐도 반토막으로 잘 깨진다.
봉지에 기름기가 좀 있고 비닐이 질겨 육수 얼음덩어리를 꺼낼때 주의해야 한다.

 

중불에 살살 끌이면 작은 얼음부터 녹는다. 처음엔 녹는 속도가 더디지만 녹은 육수가 많아 질수록 녹는 속도도 빨라진다. 이때 뚝배기 바깥으로 삐져나온 얼음이 바깥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뚝배기 안쪽으로 잘 건드려줘야 한다.
육수 녹이는 시간이 7분 정도 걸린듯 하다.

 

 

육수가 다 녹았다. 이제 끓기 시작하면 딱 5분만 보글보글 끓이고 순대 넣고 먹을 예정이다.
아직 육수에 온기가 없어 보인다.

 

이제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다. 순대를 넣을 차례.
조리방법에 순대를 너무 오래 끓이면 터진다고 했으니 순대 넣기 전에 끓고 있는 육수에서 고기들이 잘 익었는지 확인 후 순대를 넣으면 된다.

 

 

참고로 순대는 6개밖에 안 들어갔다. 식당에서 순대국 사먹으면 보통 3~4개 밖에 안들어가는데 6개면 서운할 정도는 아닌다. (그런데 좀 서운하기도 )

 

순대 투척!!

이제 조리방법대로 2분만 더 끓이려고 했는데 순대가 얼어있는 상태라 5분 정도 끓였다.
살짝 노란 기름이 뜨는데 닭고기 기름 같았다.
슬슬 순대국 특유의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이제 다 끓이고 나서 먹을 준비

 

 

소주 한잔 같이 하려면 얼큰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다대기도 넣고 들깨가루를 넣었다.
냉동실에 얼려놓은 송송 썰은 파도 함께 넣었더니 제법 비주얼이 나온다.

국물은 간이 약간 되어 있으므로 소금을 넣지 않아도 되니 기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다대기는 매울까 봐 절반만 넣고 계속 추가하다가 결국은 다 넣어 버렸다.
얼큰한 맛이 부족해 캡사이신 한방울 추가했다.

새우젓이 없었던 것이 좀 아쉬웠다.

 

[먹어보고 나서_총평]

맛에 대한 평가는? 일반 음식점에서 먹는 순대국 정도는 되었다. 맛없는 순대국집도 간혹 있는데 그런 곳보다는 괜찮았다. 평타 치는 수준 이상이다.

양도 혼자 먹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정도다.

가격도 인터넷에서는 5천원 정도 하는데 3,300원에 샀으니 횡재한 셈이다.

냉장고에서 꺼내어 먹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으나 가격이나 맛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냉동실에 몇 개 사두고 밖에서 먹는 전통음식이 생각날 때 조리해 먹으면 좋을 것 같다.
특히 뜨거운 국물과 소주가 함께 한다면 더할 나위 없는 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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