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하다 급브레이크에 놀라 넘어져 다쳤다면 사고의 책임은? (feat. 비접촉 사고)

 
횡단보도 부근에서 무단횡단자를 발견하고 급정거하여 보행자가 다쳤다면, 비접촉 사고라도 운전자가 책임을 질 수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트럭 운전사 ‘조심해씨’가 무단횡단을 하던 어린이 신나라양을 급정거로 인해 다치게 한 사례를 통해 운전자의 법적 책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사고 상황: 무단횡단자를 보고 급브레이크, 비접촉 사고 발생

 

조심해씨는 화창한 날씨에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지나가던 중, 횡단보도 근처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초등학생 신나라양을 뒤늦게 발견하고 급정거를 하였습니다.
 
다행히 트럭은 신나라양을 직접 충격하지 않았지만, 신나라양은 놀라 넘어져 다리를 다치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조심해씨는 보행자를 직접 충격하지 않았고, 신나라양이 무단횡단을 했으므로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고 현장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운전자의 판단은 과연 옳았을까요?
 
법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요?
 
 

2. 무단횡단 보행자라도 운전자에게 책임이 있을까?

 

우선, 보행자가 무단횡단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운전자가 완전히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도로교통법 제27조제5항에 따르면, 모든 운전자는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를 보행자가 횡단할 때에도 보행자의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운전자가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지 않도록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일시 정지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신나라양이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도로를 무단횡단하였지만, 운전자가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급정거를 하였고, 이로 인해 보행자가 놀라 넘어져 다쳤다면 운전자의 과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운전자가 주의해야 할 법적 의무

횡단보도 부근에서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도로교통법에 따라 횡단보도가 있는 곳을 지날 때에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서행하고, 보행자가 갑작스럽게 나타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합니다.
 
서행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급정거하여 사고가 발생한다면, 보행자가 무단횡단을 했더라도 운전자에게 책임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운전자의 서행 의무에 대해 엄격히 해석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2022도1401 판결)에 따르면, 자동차가 보행자를 직접 충격하지 않았더라도, 운전자가 서행하지 않아 급정거를 했고, 그로 인해 보행자가 다쳤다면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비접촉 사고도 운전자의 책임이 있을까?

이 사례처럼 자동차가 보행자를 직접 충돌하지 않은 비접촉 사고의 경우에도 운전자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운전자가 통상 예견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 사고의 원인이 되었다면, 비접촉 사고라도 운전자의 과실이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운전자가 급정거로 인해 보행자가 놀라 넘어져 부상을 입었다면, 이는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과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운전자가 비접촉 사고에서도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는 것입니다.
 

5.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운전자의 주의의무

횡단보도와 그 부근에서는 언제든지 보행자가 도로를 건널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해야 합니다.
 
운전자는 전방과 좌우를 주의 깊게 살피고, 속도를 줄여 서행해야만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히, 횡단보도 근처에서 무단횡단을 예상하지 않은 채 속도를 내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상황에서 급정거를 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사고 위험이 높아집니다.


법적으로도 운전자는 도로 상황을 철저히 예측하고 대응할 책임이 있습니다.
 
만약 이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보행자가 무단횡단을 하였더라도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이 면제되지 않습니다.
 

6. 판례로 본 비접촉 사고 운전자의 책임

의정부지방법원(2020노2839 판결)에서는 보행자를 직접 충격하지 않았더라도 운전자의 급정거로 인해 발생한 사고에 대해 운전자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2022도1401 판결)는 비접촉 사고라도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으면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 판례를 통해 비접촉 사고에서도 운전자의 주의의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운전자는 보행자가 무단횡단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서행하고, 사고를 미리 방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7. 결론: 운전자의 주의의무와 책임

이번 사례에서 조심해씨는 횡단보도 부근에서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발견하고 급정거했으나, 서행하지 않아 보행자가 놀라 넘어져 다치는 사고를 방지하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운전자의 과실이 인정되며, 운전자는 법적으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횡단보도 부근에서는 보행자의 유무와 상관없이 항상 서행하고, 도로 상황을 면밀히 살피는 주의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이를 지키지 않고 발생한 사고는 직접 충돌이 없더라도 운전자의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관련 법령

• 도로교통법 제27조: 보행자가 횡단할 때, 운전자는 안전거리를 두고 일시 정지해야 함.
• 도로교통법 제10조 제4항: 보행자는 차의 바로 앞이나 뒤로 횡단해서는 안 됨.
• 대법원 2022도1401 판결: 비접촉 사고라도 운전자의 주의의무 위반이 사고의 원인이 되면 책임을 인정.